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글로벌 경제 전망을 내놨다. 미국,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 대부분이 2023년에는 약하거나 전혀 성장하지 않는 것을 넘어서 침체에 빠지는 등 힘겨운 한 해를 보낼 것이며, 이어지는 2024년부터는 점진적으로 회복한다는 것이 요지다.
IMF의 2023-2024년 글로벌 경제 성장 전망
2022년 초만 해도 낙관적으로 출발했던 세계 경제는 2월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미·중 갈등, 금융위기 우려 확대 등과 같은 여러 변수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아 왔다. 주식 및 부동산 시장 등 자산 시장은 곤두박질쳤다. 다가오는 2023년에는 세계 경제가 바닥을 딛고 회복될 수 있을까. 아니면 더 깊은 늪으로 빠져드는 것일까?
IMF는 지난 달 2023년, 2024년 글로벌 경제 성장 전망치를 내놨다. 표를 보면 미국, 중국, 독일, 인도, 일본, 한국 등 주요국 경제가 올해 대체로 1~3%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성장률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즉, 대부분의 경우 올해 실물 경기는 그나마 견조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2021년 경기 회복으로부터 일정한 모멘텀을 유지해 온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말까지 상당히 많은 국가들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2023년이다. 중국과 인도가 각각 4.4%, 6.1% 성장으로 그나마 선전할 것으로 예상됐고, 나머지는 미국 1.0%, 영국 0.3%, 캐나다 1.5%, 호주 1.9% 등 대체로 1%대의 낮은 성장이 예상됐다. 한국은 2.0%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독일만 유독 -0.3%으로 마이너스 성장, 즉 경기침체를 겪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것만 봐도 IMF의 전망치가 약간 낙관적으로 부풀려지지 않았을까 짐작해 볼 수 있다. 즉, 다른 경제 지표 등을 보면 대부분의 국가들이 IMF 전망치보다 낮은 수준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게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말이다.
IMF의 최신 전망치가 의미하는 것
10월 데이터 기준으로 IMF가 내 놓은 이같은 최신 수치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다음과 같은 3가지 정도의 포인트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1) 진정한 경기 바닥 도달(아마도 연착륙)은 내년 중 언제쯤인가에 일어날 것이다. 특히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과 독일 등 유럽, 그리고 호주 등이 여기에 해당할 것이다.
(2) 아시아의 경우 경기 하강이 제한적일 수 있다. 즉, 경기침체가 있더라도 그 깊이가 상대적으로 더 얕을 것으로 보인다.
(3) 이후 2024년부터는 대부분의 국가들이 점전적인 경기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이다. 각 국가별 회복 속도는 2023년 성장 속도와 비슷할 수 있다. 즉 내년에도 비교적 선전한 인도, 중국이 내후년에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투자는요?
IMF의 전망치는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최신 수치가 나오면 이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2022년 10월 데이터 기준의 전망치를 보면 기존 대비 가장 많은 하향 조정을 받은 국가들이 미국, 독일, 중국 등임을 알 수 있다. 반면, 브라질 등 신흥국 중에서도 자원을 보유한 국가의 경우는 지금과 같은 글로벌 경제 상황 속에서 오히려 수혜를 입고 있기 때문에 상향 조정된 나라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내년 글로벌 경기침체를 이끌 국가들은 신흥국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 경제들이 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내년 글로벌 경기가 힘든 시기를 겪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국가들이 다 경기침체를 겪는 것은 아닐 거라는 말이다. 또한 표에 나타난 각국 GDP 성장률 전망치는 그야말로 연간 전망치이므로 분기별, 월별 부침을 따져보면 어디가 먼저 빠졌다가 다시 회복해 오를지 등 사이클 곡선은 다 다를 수 있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이나 다른 전문가, 기관의 예측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지만 내년도 증시 전망에 있어 중국,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의 상승 가능성을 높게 내다본 것도 이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로서 늘 잊지 않고 경계해야 할 포인트들이 있다. (1) 우선, 전망은 전망으로서 관심을 둘 뿐 지나치게 투자 결정을 위한 판단 근거로 삼을 필요는 없다는 점이다. 특히나 거시경제 전망은 - 심지어 IMF, 세계은행 같은 곳에서 내는 것이라 할 지라도 - 종종 틀리게 마련이다.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될 지, 에너지 및 곡물 가격은 어떻게 될지, 우크라이나 전황이 어떻게 바뀔지, 지구 또 다른 곳에서 지정학적 충돌이 발생하지는 않을지 등 수많은 변수 속에 더 예측하기 어려운 거시경제 환경을 맞고 있다. 불확실성으로 인해 거시경제 전망이 잘못됐거나, 급변하게 될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고 받아들여야 한다. (2) 또한, 실물 경제, 실물 경기와 자산 시장은 꼭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흔히 주식시장은 실물경제에 대략 6개월 선행한다고들 한다. 하지만 그것도 반드시 지켜지는 철칙은 아니다. 경기침체의 최저점을 6개월 앞서 주가가 바닥을 찍고 상승을 시작할 수도 있지만, 정작 경기침체의 저점이 눈으로 확인됐을 때 그 충격으로 주가는 또 빠질 수도 있다. 물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누가 알겠는가.
이처럼 거시경제 전망의 한계와 실물 경기와의 괴리를 인정한다 하더라도 장기 투자를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내년도를 지나 내후년도까지 2023-2024년의 대략적인 글로벌 경기 흐름이 어떤 곡선을 그릴 것인지, 그 과정은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지를 큰 틀에서 조망해 보는 것은 투자자로서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하는 장점이 있다. 이번 최신 IMF 전망치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마음을 갖게 하지 않는가. ‘경기침체라지만 내년 성장률이 생각보다 그렇게 끔찍한 수준은 아닐 지 모른다... 어찌됐건, 내년보다는 내후년은 더 좋아질 것은 분명해 보인다.’ 길게 보고, 용기를 잃지 말자.
*이 글에 언급된 정보는 참고 사항일 뿐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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