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로 인한 재난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면서 보험 시장이 불안정해지고 있으며, 이는 2008년 금융 위기와 유사하거나 더 큰 규모의 시스템적 금융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FT) 6월 26일자 보도.
기후변화가 다음 금융위기를 촉발한다? 빙하도 녹아내리고, 금융시스템도 붕괴한다 <FT>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부동산 시장 붕괴에서 시작됐다. 현재는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증가가 보험사들의 운영에 큰 부담을 주고 있으며, 이는 궁극적으로 부동산 가치 하락과 모기지 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져 새로운 금융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의 금융 위기가 주로 금융 시스템 내부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물리적이고 지속적인 기후 변화가 근본 원인이라는 점에서 더 큰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
🔥 핵심 포인트 (Key takeaways)
1️⃣ 기후 변화발 금융 위기 경고 증가: 기후 재난 증가로 인한 보험 시장의 불안정성이 2008년 금융 위기와 유사한, 또는 더 큰 규모의 시스템적 쇼크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2️⃣ 물리적 위험의 중요성 부각: 과거에는 탄소 자산의 좌초 등 전환 위험이 금융 시스템에 더 큰 위협으로 간주되었으나, 최근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극심한 기후 재난으로 인해 물리적 위험이 금융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이 빠르게 중요해지고 있다.
3️⃣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 정책 철회 움직임은 기후 변화 대응 노력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기후 관련 금융 위험에 대한 데이터 분석과 협력을 저해하여 금융 시스템의 회복탄력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2008년 금융 위기와 기후 변화의 연결고리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 위기는 부동산 시장의 거품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의 붕괴가 주요 원인이었다. 이 사태 이후 금융 시스템은 자본 확충과 규제 강화를 통해 안정성을 높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후 관련 재난의 증가가 보험 시장을 뒤흔들면서, 2008년과 유사한 형태로 부동산 가치 하락을 유발하고 궁극적으로 시스템적 쇼크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미국 상원 예산위원회는 2023년 12월 보고서에서 기후 변화가 부동산 가치를 하락시키고 가계 자산을 감소시켜 2008년 금융 위기와 유사하거나 더 큰 경제적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험 시장의 위기와 금융 시스템 전이
금융안정위원회(FSB)는 2024년 1월, 재난 취약 지역에서 보험 비용이 증가하고 보험 가용성이 감소하면서 기후 쇼크가 더 광범위한 시장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워렌 버핏은 2024년 2월, 기후 변화로 인한 폭풍 피해 증가로 재산 보험료가 인상되었으며, 언젠가 엄청난 보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독일 알리안츠의 귄터 탈링거 이사회 멤버는 기온 상승으로 인해 보험사들이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하여 금융 부문의 근간을 위협하는 시스템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험의 가용성이 사라지면 다른 금융 서비스도 이용할 수 없게 되며, 해안, 건조, 산불 취약 지역 등 특정 지역의 경제적 가치는 재무제표에서 사라지고 시장은 급격하고 잔인하게 재평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잠재적 금융 위기 시나리오
기후 변화로 인한 금융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시나리오가 있지만, 한 가지 유력한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먼저, 보험사들이 캘리포니아와 같은 재난 취약 주를 넘어 미국 전역에서 철수하기 시작한다. 이는 산불, 폭풍, 허리케인 등의 빈번한 발생으로 인한 손실 때문이다. 그 결과 주택 소유자들은 치솟는 보험료에 직면하거나 아예 보험 갱신이 불가능해진다. 정부는 최후의 수단으로 보험 제도를 확장하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보통 비용이 더 많이 들고 보장 범위가 좁아 수많은 주택 소유자들에게 불안정한 현실을 안겨준다. 이는 결과적으로 집값이 계속해서 하락하는 원인이 된다. 모기지를 얻기 위해서는 보험이 필수적이므로, 보험 적용이 줄어들면 은행의 존재도 줄어들고, 결국 주택 시장 전반에 걸쳐 은행 지점을 찾기 어려워진다. 일부 대출 기관은 모기지 사업을 완전히 중단하거나 막대한 손실을 보고한다. 이러한 기후 변화로 인한 혼란은 호주 남부에서 이탈리아 북부에 이르는 전 세계의 보험사, 은행 및 부동산 시장을 흔든다. 많은 도시에서 사람들은 자신이 지불한 금액보다 가치가 낮은 집에 살게 되고, 매달 모기지를 갚는 것이 돈을 낭비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2008년 위기와의 차이점
과거 금융 위기의 불길한 징후처럼 모기지 연체, 압류, 신용카드 연체가 증가하기 시작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다른 금융 재앙과 달리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금융 문제가 아닌 물리적 문제이며, 언제 끝날지 불분명하다는 점이 큰 차이점이다. 트럼프 행정부 시기에 임명된 미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는 기후 변화가 대형 은행이나 미국 금융 안정성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디트로이트와 같은 도시의 인구 감소로 인한 부동산 가치 하락이 금융 안정성에 위협을 주지 않았던 것처럼,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해안 도시의 가치 하락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데이비드 존스 전 캘리포니아 보험 국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많은 보험사 파산, 보험료 인상 및 가용성 감소, 모기지 연체 증가, 자산 가치 하락 및 신용 경색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기후 변화로 인한 금융 혼란은 비록 천천히 진행되더라도 과거의 금융 혼란보다 더 위협적일 수 있다.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회복이 뒤따르는 금융 실패가 아닌, 전 세계가 30년 이상 줄이려고 노력해 온 탄소 배출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펜실베이니아 와튼 스쿨의 벤 키스 교수는 이러한 유형의 기후 위험은 순환적이지 않으며, 한 방향으로만 나아가기 때문에 영구적인 충격이라면 더 큰 충격이 아니더라도 주택 가격 및 기타 자산 가치에 심각하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환 위험에서 물리적 위험으로의 초점 전환
오랫동안 분석가들은 지구 온난화가 금융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 주요 방법으로 극심한 날씨의 물리적 위험과 녹색 경제로의 전환 정책이나 기술이 화석 연료 기반 투자에 미치는 이른바 '전환 위험'을 꼽았다. 두 위협은 연결되어 있으며, 물리적 위험이 심화되면 더 강력한 기후 정책을 촉진하여 전환 위험을 심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기후 관련 금융 문제에 대한 아이디어가 처음 나왔을 때 물리적 위험은 더 먼 위협으로 보였다. 마크 캠파날레는 2007년부터 "타지 못할 탄소(unburnable carbon)"의 위협에 대해 경고하며, 정부의 배출량 목표가 전 세계적으로 자금이 조달되는 화석 연료 자산의 양과 양립할 수 없기 때문에 "탄소 거품(carbon bubble)"이 형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싱크탱크 카본 트래커(Carbon Tracker)는 이러한 개념을 대중화하는 데 기여했다. 2015년 마크 카니 당시 영란은행 총재는 "타지 못할" 좌초된 화석 연료 자산의 위험과 영국 투자자들이 직면할 수 있는 "잠재적으로 엄청난" 노출에 대해 연설하며, "기후 민스키 모멘트(climate Minsky moment)"의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는 장기간의 강세장 이후 위험한 부채 중심 투자가 장려되면서 발생하는 갑작스러운 시장 붕괴를 의미한다. 카니의 연설은 중앙은행이 기후 금융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탄이 되었고, 이후 8개 중앙은행과 금융 감독 기관이 녹색 금융 시스템 네트워크(NGFS)를 출범시켰다. 이 그룹은 곧 100개 이상의 회원국을 확보했으며, 기후 변화가 금융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아이디어가 주류로 자리 잡았다.
기후 모델의 한계와 새로운 위험의 부상
중앙은행들은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금융 시스템이 물리적 및 전환 위협에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잠재적 결과는 과소평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평가들은 많은 스트레스 테스트 모델이 기후 티핑 포인트와 같은 위험을 배제하여 결과가 너무 낙관적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보험계리사협회는 2023년 보고서에서 이러한 모델은 타이타닉호가 빙산에 부딪혔을 때 배가 침몰할 가능성을 제외하고 모델링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더 최근에는 노르웨이 국부펀드(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가 일부 기존 모델이 물리적 기후 위험 손실에 대해 비현실적으로 낮은 추정치를 내놓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 정책 해체 움직임은 금융 안정성에 대한 새로운 위험을 제기했다. 행정부는 파리 협정 탈퇴를 다시 시도하고, 기후 및 기상 기관의 과학자들을 해고했으며, 온실가스 모니터링을 축소할 계획을 세웠다. 이러한 움직임은 녹색 에너지 전환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
물리적 위험의 현실화와 금융 시스템의 재인식
최근 두바이의 괴물 폭우,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태풍, 플로리다의 허리케인, 스페인 발렌시아의 대홍수, 로스앤젤레스의 거대한 산불 등 극심한 기후 재난이 전 세계적으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지구 평균 기온이 12개월 연속 산업화 이전보다 1.5°C 상승했으며, 향후 5년 내에 2°C에 근접할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이러한 사건들이 아직 시스템적 금융 불안정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기후 관련 금융 문제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패트릭 볼튼 금융 교수는 과거에는 전환 위험이 금융 시스템에 더 큰 위험이라고 생각했지만, 로스앤젤레스 산불과 같은 예상치 못한 파괴적인 재난을 통해 이제는 물리적 위험이 금융 시스템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영역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금융 서비스 전략가와 아데어 터너 경(Lord Adair Turner)도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 터너 경은 특히 극심한 기상 현상의 심각성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부동산과 같이 큰 자산 범주에 영향을 미쳐 대출 기관을 무보험 자산에 노출시키고 가격 하락을 야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기후 관련 데이터 및 규제 정책 변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2024년 1월 취임 4일 전, 미국 재무부 산하 연방 보험청(Federal Insurance Office)은 주택 보험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데이터를 발표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발행된 2억 4,600만 건의 보험 정책을 분석한 결과, 기후 관련 손실이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의 평균 보험료는 위험이 가장 적은 지역보다 82% 높았으며, 보험사들이 갱신을 거부하는 비율도 훨씬 높았다. 그러나 이 보고서가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연방 보험청은 대통령의 행정 명령에 따라 녹색 금융 시스템 네트워크에서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공화당 의원이 제출한 법안에 따라 연방 보험청 자체가 폐지될 위기에 처했으며, 이는 미국 주(州)가 보험 산업의 유일한 규제 기관이 되도록 할 것이다. 보험 업계 지도자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지지하며, 연방 보험청의 보고서가 기후 변화에 너무 초점을 맞추고 인플레이션, 소송, 위험 지역으로의 인구 이동 등 다른 요인을 간과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보험사들은 극심한 기상 현상이 중요하지만, 대부분 주택 가격 상승과 동시에 발생하여 모기지 연체에 대한 큰 완충 역할을 했다고 지적한다. 보험사 자체의 위험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은행 모기지처럼 수십 년이 아닌 1년 단위로 보장을 제공하므로 재정적 노출이 더 제한적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은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한 데이터, 분석, 공유된 전문 지식에 의존하고 있으며, 현재 미국에서는 이러한 노력들이 큰 압력을 받고 있다.
🔍 정리하면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의 증가가 전 세계적으로 보험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2008년 금융 위기와 유사하거나 더 큰 규모의 시스템적 금융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과거 금융 위기가 금융 시스템 내부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물리적이고 지속적인 기후 변화가 근본 원인이라는 점에서 더 심각한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기후 정책의 변화가 이러한 위험에 대한 대비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결국 부동산 가치 하락과 모기지 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 문제는 단순한 금융 문제를 넘어 인류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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