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들어 주식시장은 크게 랠리를 이어왔다. 투자자들의 긍정, 낙관론이 매우 높이 올라와 있는 듯 하다. 그 배경에는 무엇보다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한 믿음이 자리하고 있었다. 많은 투자자들은 미국 나아가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인플레이션이 이제 꺾이기 시작했고 별다른 문제 없이 사그라들 것이라고 믿었던 듯 하다.(상당수는 아직까지도 그런 믿음을 철썩같이 믿고 있기도 하다.)
2023년 첫 한 달 반 기분 좋은 상승... 근거는 무엇이었나? 그 근거가 힘을 다했다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을 비롯해 S&P 500과 다우까지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작년 한 해 동안의 하락장을 마무리하고 새롭게 대세상승의 길로 들어설 것처럼 강한 기세로 올라주고 있다. 유럽과 아시아 증시는 더 뜨겁다. 국내 증시도 코스피, 코스닥 모두 강세를 보였다. 신흥시장에는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투자자들이 그렇게나 긍정적으로 여겨왔던 가장 강력한 근거, 즉 물가가 잡히고 있다는 믿음이 그릇된 것이라면 어떻게 될까?
미국의 1월 고용지표나 소비자물가지수, 생산자물가지수 등 잇따라 나온 최근의 경제 지표들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이 그렇게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듯 하다.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G7 선진 경제 중 6개 국가에서 실업률은 최근 수십 년 간에 걸쳐 역대급으로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금리를 올려도 실업자가 늘고 있지 않은 것이다. 노동시장이 이렇게 견조(tight, 타이트)함을 유지한다면 물가가 떨어지는 속도도 그리 빠르지 않을 것임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연준 인사들을 비롯한 많은 전문가들이 '끈적끈적한'(sticky) 인플레이션이라는 표현을 썼을 때는 바로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었을 터. 실제로 많은 경제가 3-5%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물가상승율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정말 연준의 피봇(그것이 금리동결을 의미하는 것이든 동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금리인하로까지 방향을 전환함을 뜻하는 것이든)은 근시일 내에는 보기 어려울 수 있다. 경제도 잘 벼텨주는 것 같은데, 오히려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더 올려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상황이니 말이다.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 향후 증시, 상승 이어갈까, 하락 반전할까?
물론 이런 상황들이 지긋지긋한 대세하락장의 1년을 지나온 투자자들에게는 그나마 더 낫다고 여겨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장들에게는 금융시장의 안정성보다 더 우선시되는 것이 있으니 다름 아닌 물가 잡기다. 그들은 결국 이 일을 잘했나 못했나로 두고두고 평가받게 될 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그래도 급격하게 높은 수준으로까지 올려 온 금리를 더 올리는 것 역시 쉬운 결정은 아니다. 긴축 정책의 효과는 1년에서 1년 반까지 지연된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당장의 연준을 둘러싼 분위기는 뜨거웠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주부터 이어지고 있는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들은 그 시작일 뿐이다. 다음 번 기준금리 결정이 있을 3월 초까지 향후 약 2주 간은 투자자들이 가진 낙관적인 심리에 타격이 주어지는 분위기가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보수적인 투자자라면 1~2월 즐겼던 상승장의 수익을 어느 정도 선에서 만족하고 거둬들인 후 다음 펼쳐질 장세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일이 될 터다. 물론, 더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는 쪽이라면 두려워할 것 없이 상승 쪽에 걸어보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어차피 선택은 개별 투자자 본인이 하는 것이다.
*이 글에 언급된 정보는 참고 사항일 뿐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KWN뉴스통신ⓒ
*경고: 포스팅 내용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 도용하는 등의 행위 금지. 반드시 출처를 밝혀 SNS나 URL 링크 등으로 공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