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쟁(culture war)이 심화하면서 브랜드들이 사회적 목적을 담은 캠페인을 축소하거나 폐기하며,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관련 메시지를 회피하고 있다. 이는 보수적 성향의 소비자들과 정치인들의 반발을 우려한 결과이며, 광고 산업 전반에 걸쳐 창의성과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것이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FT)의 분석이다.
*DEI: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 DE&I라고도 표기.
'문화 전쟁'은 광고 및 광고업계를 어떻게 재편하고 있나? <FT>
현재 광고계는 정치적 양극화와 문화 전쟁(culture war)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과거에는 사회적 이슈를 다루며 소외된 계층을 포용하는 광고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보수 진영의 '반(反) DEI' 움직임과 '안티 워크(anti-woke)' 정서가 확산하면서 브랜드들이 광고 메시지에서 사회적 목적을 희석하거나 철회하는 추세다. 이는 잠재적인 보이콧이나 법적 분쟁을 피하고, 광범위한 소비자층에 어필하기 위한 안전 제일주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광고가 사회적 변화를 주도하는 역할을 하기보다는, 기존의 전통적인 이미지로 회귀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광고 산업의 창의성과 다양성 추진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17일자 'The Big Read' 코너 심층 보도다.
🔥 핵심 포인트 (Key takeaways)
1️⃣ 브랜드의 사회적 메시지 후퇴: Carl's Jr.의 '버거와 비키니' 광고 복귀, Bud Light의 전통적인 캠페인 전환 등 주요 브랜드들이 DEI 및 사회적 목적을 담은 메시지를 축소하거나 폐기하고 있음.
2️⃣ 소비자 행동의 양극화와 브랜드의 정치화: FCB와 Angus Reid의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의 정치적 성향이 구매 결정에 명확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브랜드들은 타겟 고객의 정치적 관점을 무시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음.
3️⃣ 법적, 규제적 압박 증가: 트럼프 행정부의 영향과 보수적 시민 단체들의 압력으로 인해 DEI 이니셔티브에 대한 법적 조치 및 규제 감시 우려가 커지면서 브랜드의 소극적인 태도를 부추기고 있음.
문화 전쟁의 광고 산업 영향
2023년 Bud Light의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 딜런 멀베이니와의 협업으로 인한 보이콧 사태 이후, 많은 브랜드가 사회적 목적을 담은 캠페인에서 후퇴하는 경향을 보였다. Carl's Jr.는 2017년에 중단했던 '버거와 비키니' 광고를 슈퍼볼에서 다시 선보였으며, Bud Light는 남성들이 맥주를 마시고 바비큐를 하는 전형적인 미국 교외 파티 광고를 내보냈다. 일부 마케터들은 이러한 광고들이 주요 브랜드들이 '마가(MAGA) 지지층'에 맞춰 메시지를 변경하는 최신 신호로 해석했다. Steak 'n Shake와 같은 레스토랑 체인들은 비트코인 콘퍼런스를 후원하거나 테슬라 사이버트럭 운전자들에게 어필하는 게시물을 트윗하는 등 더욱 극단적인 행보를 보였다. 동시에 고위 광고 책임자들은 '반(反) 워크(anti-woke)' 운동가들과 공화당 정치인들의 반발을 우려해 일부 브랜드 오너들이 DEI 테마의 캠페인을 막고 있다고 언급했다.
DEI 이니셔티브에 대한 위협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은 미국의 DEI 이니셔티브에 대한 법적 조치와 광고에서의 편향성 문제에 대한 규제 기관 및 기독교 신앙 주주들의 감시 우려를 가중시켰다. 미국 최고 마케터들은 일론 머스크의 X와 같은 플랫폼에서 보수주의자들에게 '워크(woke)'(깨어있는, 의식 있는)하다고 공격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예산 집행 방식에 변화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광고 대행사 FCB와 캐나다 여론조사 기관 앵거스 리드(Angus Reid)의 새로운 보고서는 정치적 성향이 소비자 선택에 명확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발견했다. FCB의 글로벌 CEO 타일러 턴불은 이제 브랜드가 정치적이 되었으며, 마케터들이 타겟 고객의 정치적 관점을 무시하는 것은 더 이상 실행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영국의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JOAN 런던의 전략 디렉터 플로라 졸은 영국에서도 '워크 전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경기 침체가 이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의 변화와 대응
세계 광고주 연맹(World Federation of Advertisers)이 발행한 글로벌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분의 4 이상이 현재 운영 환경이 브랜드에게 더 위험해졌다고 답했다. 비슷한 수의 응답자들이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서 자신들이 무엇을 지지하고 가치를 어떻게 명확히 표현할지에 대해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밝혔다. PR 에이전시 임원들은 주요 업무가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한 발언에 브랜드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한 자문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불안감은 광고가 인종, 성적 지향, 장애 등으로 소외되었던 사람들을 포함해 역사적으로 덜 대표되었던 사람들을 주류 문화에 포함시키는 수십 년간의 역할을 회피하게 만들고 있다.
법적 분쟁과 기업 정책 변화
문화 전쟁은 광고계를 넘어 기업 전반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예를 들어, 주주 행동주의자들은 백악관의 움직임에 따라 기업들이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한 입장을 번복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기독교적 가치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Alliance Defending Freedom은 2025년 위임 시즌을 위해 60개 이상의 결의안을 제출한 주주들을 지원했으며, 세계 최대 광고주 중 다수가 창의적인 작업에서 '관점 중립성(viewpoint neutrality)'을 명시하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주장한다. IBM은 지난달 광고 정책에서 '관점 중립성'으로 전환했으며, 펩시코와 존슨앤드존슨도 이 목록에 포함되었다고 Alliance Defending Freedom은 밝혔다. X는 지난해 광고주 및 광고 대행사 연합인 Garm(Global Alliance for Responsible Media)을 상대로 불법 보이콧을 조정한 혐의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으며, Garm은 이후 해체되었다. 이러한 법적 소송과 규제 감시는 브랜드와 DEI에 냉각 효과를 가져왔다고 광고 책임자들은 말했다.
예산 제약과 우선순위 변화
Joint의 공동 창립자 리처드 엑손은 DEI에 대한 헌신이 최근 미국에서 정치화된 입장이 되었다고 언급했다. 대기업들은 고도로 양극화된 미디어 환경에서 광범위한 호소를 달성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했으며, 사회 정의 문제에 대해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 영국 광고 책임자는 브랜드들이 현재 예산 제약을 겪고 있으며, 순수 성장과 관련 없는 모든 것, 특히 목적 지향적인 캠페인은 방해 요소로 간주되어 비즈니스 내에서 추진력을 얻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화적 변화는 마케팅 예산에도 영향을 미쳐, 올해 미국과 영국에서 프라이드 행사를 비롯한 LGBT+ 행사에 대한 기업 후원이 줄어들었다. 마스터카드와 같은 주요 스폰서들은 뉴욕 프라이드 행사의 최고 등급 기업 후원을 갱신하지 않았다.
새로운 리스크와 광고의 미래
Matt Meeker BarkBox CEO는 프라이드 키트에 대한 유료 광고를 일시 중단할 것이라는 슬랙 메시지가 유출된 후 사과해야 했다. 이는 브랜드의 입장 변경에도 위험이 따른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미국 소매업체 타겟(Target)은 DEI 이니셔티브를 축소하기로 결정한 이후 일부 고객들로부터 보이콧을 당했다. 풀뿌리 소비자 주도 그룹인 The People's Union USA는 아마존, 월마트, 제너럴 밀스 등 다른 회사들에 대한 '경제적 보이콧'을 조직했다. 이러한 변화하는 문화적 환경과 정치적 또는 사회적 분열의 어느 한쪽에 있는 고객을 소외시킬 위험은 브랜드들이 안전하게 가는 것이 이익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일부 마케터들은 유머나 보편적인 테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가장 큰 청중에게 도달하는 위험 없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광고 산업이 외부 압력에 저항하고 정치적 충성도에 관계없이 청중에게 도달하는 새롭고 영리한 방법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 정리하면
최근 광고 산업은 문화 전쟁의 격화로 인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와 관련된 메시지를 담은 광고 캠페인들이 보수층의 '안티 워크(anti-woke)' 운동과 정치적 반발에 직면하면서 축소되거나 철회되고 있다. Bud Light, Carl's Jr.와 같은 주요 브랜드들이 과거의 전통적인 광고 형태로 회귀하고 있으며, 이는 브랜드들이 잠재적인 보이콧이나 법적 분쟁을 피하기 위한 안전 제일주의 전략을 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소비자의 정치적 성향이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면서, 브랜드들은 점차 정치적 중립성을 표방하거나 보편적인 유머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광고 산업의 창의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으며,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광고의 역할이 약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문가들은 광고가 여전히 소외된 커뮤니티를 대변하고 포용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 키워드
#문화전쟁 #광고산업 #DEI #안티워크 #브랜드전략 #소비자행동 #정치적양극화 #보이콧 #법적분쟁 #안전제일주의 #광고캠페인 #마케팅 #창의성 #사회적이슈
2024.06.09 - [분류 전체보기] - 브랜드를 움직이는 팬덤 효과... 마케팅 넘어 기업 평판까지 좌우
브랜드를 움직이는 팬덤 효과... 마케팅 넘어 기업 평판까지 좌우
브랜드 팬덤의 힘은 마케팅을 넘어 기업 평판까지 좌우합니다. 이 글에서는 애플, 배달의민족, 파타고니아 등의 사례를 통해 팬덤의 형성과 영향력을 알아본다. 브랜드를 움직이는 팬덤효과“
keywordtimes.tistory.com
🚨주의: 이 글은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특정 금융 상품의 매수 또는 매도를 권장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전적으로 본인의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하며, 투자로 인한 손실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투자에 앞서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거나 추가적인 자료를 검토하여 신중한 판단을 내리시기 바랍니다.
[오픈채팅방] https://open.kakao.com/o/gPgg0hAh
[RSS 피드 구독] 다음 주소를 붙여 RSS Reader에 입력, 구독해 보세요: http://keywordtimes.tistory.com/rss
*이 글에 언급된 정보는 참고 사항일 뿐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KWN뉴스통신ⓒ
*경고: 포스팅 내용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 도용하는 등의 행위 금지. 반드시 출처를 밝혀 SNS나 URL 링크 등으로 공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