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미중갈등, 신냉전, 탈세계화... 2050년까지 향후 30년 어디로 갈까?

by KWT 뉴스통신 2022. 11. 18.

지난 세기는 열전과 냉전의 시대였다. 20세기 초중반의 열전(熱戰), 즉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1945년 종전 이후부터 1991년 소련 해체까지의 냉전(冷戰) 말이다. 그리고 20세기의 마지막 10년, 1990년대에 찾아온 세기말의 변화, 누구는 ‘역사의 종언’이라고 했고, 또 다른 이는 자유주의/자본주의/시장경제의 승리라고 했다. 이후 30년, 새로운 세계 질서가 본격화하고 있다. 앞으로 30년 세계는 어디를 향해 갈까?

 

 

 

새로운-세계질서-신냉전-탈세계화-역세계화-미중갈등-패권경쟁
새로운 세계 질서(New World Order) (이미지: 언스플래시)

 

지난 30, 그리고 다가올 30

 

지난 30년(1991~2020년)은 세계화(전 지구적 경제 통합; globalization, 글로벌라이제이션)의 확산, 신자유주의의 고도화(금융자본주의의 첨예화)로 특징 지워졌다. 2001년 중국의 WTO 가입 및 세계 무역체제로의 편입은 새천년을 열어젖히는 가히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유일 강대국으로서 미국 중심의 패권 질서가 유지되는 가운데 비교적 평화롭고 협력적인 국제 질서가 자리 잡는 듯해 보였다. 곳곳의 국지전과 테러, 그리고 부의 양극화, 불평등, 기후변화 등 새롭게 맞이한 전 지구적 이슈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제 새로운 국제 질서가 동트고 있다. 아니, 최근 들어 뒤늦게 감지했지만 이 거대한 변화의 물결은 이미 오래 전부터 시작돼 한창 본격화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는 편이 맞겠다. ‘그 변곡점이 된 게 언제, 어디였을까?’ 돌이켜보면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글로벌 금융위기’라고 했지만 애초 미국의 위기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미국 부동산발 위기에서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이어지는, 파생상품에 미쳐 돌아간 미국 금융 시스템의 위기가 핵심이었다. 어쩌면 냉전 종식 이후 고삐 풀린 신자유주의 폭주로 자본주의가 맞이할 당연한 귀결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미국의 위기로만 머물지 않았다.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경제가 신음했다. 강대국, 중견국 할 것 없이 정치, 사회적 내부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도 그 즈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시진핑, 블라디미르 푸틴, 보리스 존슨... 극단적 포퓰리즘으로 선동하는 지도자들과 그 추종 세력을 중심으로 자국 중심주의, 보호주의, 나아가 비뚤어진 민족주의가 힘을 얻기 시작했다.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서의 미국의 영향력은 금융위기 이후로 눈에 띄게 퇴조하고 있었다. 반면, 미국에 대한 막강한 도전자이자 ‘차기 1위’ - 경제뿐 아니라 경제, 군사적으로도 - 가 되기를 꿈꾸는 중국이 급부상했다. 미중 갈등은 불 보듯 뻔했다. 그리고 2017년이었던가, 2018년이었던가. 트럼프의 대중 무역전쟁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가속화한 세계 질서의 해체

 

전 세계를 최소 2년 이상 먹구름 아래로 내몰 코로나19은 공교롭게도 그즈음 터져 나왔다. 팬데믹은 이미 균열을 내고 있던 전 지구적 분업 체제를 빠르게 얼어붙게 만들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붙여진 불똥에 코로나19라는 기름이 끼얹어진 것이다. 말 만들어내기 좋아하는 학자들, 전문가들이 ‘반세계화’, ‘역세계화’, ‘탈세계화’ 등의 신조어로 표현한 새로운 국제 질서의 기조가 구체화되고 있었다.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은 것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다.

 

미국은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기치 아래 서구 유럽과 아시아 등 동맹 세력을 다시 한 번 결집시켜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미국 입장에서 볼 때) 다른 ‘말 안 듣는’ 말썽쟁이 국가들을 고립시키고 견제함으로써 자국의 이해관계, 국익을 지키고 세계 유일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를 놓지 않고자 애쓰려 하고 있다. 중국은 중국대로 자체적인 기술 혁신과 경제력, 국방력 확대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대만에 대한 더 강경한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과 그 동맹세력으로부터 견제받더라도 자체적으로 경제 발전을 구가할 수 있는 내수 중심의 ‘요새 경제’를 구축해 나가는 한편, 미국에 맞설 영향력 확대를 도모하고자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유럽 일부 등에서 반대편의 우호 세력을 포섭하려 들고 있다. 러시아로 인해 심각한 안보 리스크 및 에너지 위기, 나아가 경제적 어려움을 맞고 있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중견국들은 그들 나름대로 미국의 하수인처럼 있지도 않을 것이며 자체적으로는 과거의 영광을 되살리고 국제무대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자 노력하고 있는 중으로 보인다.

 

 

지구촌 세계에서 다시 블록화-지역화로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30년이 소위 ‘차이메리카(Chimerica; China+America)’를 중심으로 한 세계화의 시대였다면, 다가올 30년, 적어도 향후 10년은 역세계화(deglobalisation), 탈세계화(post-globalisation)의 기조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세계는 하나의 ‘지구촌’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던 때에서 벗어나 몇 개의 지역 블록(regional economic blocs)으로 나뉘어 경쟁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 미국을 중심으로 서유럽과 아시아-태평양의 동맹국(일본, 한국, 대만 등)을 아우르는 지역 블록

 

(2)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럽 지역과 그 주변부 지역 블록

 

(3) 중국과 중국이 영향력을 키워가고자 하고 있는 동남아, 아프리카 등 지역 블록

 

미국, 그리고 미국 기업들은 이미 주요 제조업 생산 기지를 중국에만 의존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제조 공장을 다시 미국으로 불러들이는 리쇼어링(reshoring), 중국이 아닌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더 값싼 노동력을 제공하는 신흥국에 공급망을 의지하는 쪽으로 분산하는 노력을 가속화하는 중이다.

 

이와 함께, 정치적으로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그 동맹 진영, 그리고 여기에 대항하는 중국 및 러시아, 그리고 그 외의 반미 국가들로 나뉘어 긴장 관계가 높아지는 ‘신냉전(New Cold War)’의 질서로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복잡성을 더하는 것은 인도, 사우디아라비아처럼 애매한 국가들의 입장이다. 인도는 대표적으로 미국과 러시아 양측에 우호적인 관계를 가져가려는 듯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래도록 미국의 우방이었지만 최근 들어 말을 잘 듣지 않는, 미국 입장에서는 골칫덩이 같은 면모를 더 많이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마무리되고 리오프닝이 오면 세계 경제가 활력을 되찾게 되리라 믿었던 많은 이들에게 대신 절망감을 선사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대만과 남중국해, 한반도 등 아시아 지역, 전통적으로 군사 충돌 위험이 상존해 왔던 중동 지역, 발칸 반도와 중앙아시아, 동유럽 등 여러 지정학적 리스크를 가진 지역에서 국지전 등 충돌이 잦아지게 될 거라는 전망도 커지고 있다. 중국은 인구로나 경제로나 정점을 찍고 하향세를 그리게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부상하고 있는데, 이를 대신할 존재로 인도가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또 중국과 인도는 히말라야 산맥 지역에서 대치, 충돌해 오기도 했다. 어느 곳 하나 불안하지 않은 곳이 없는 것이다.

 

 

아이손-어른손-신구세대
신구 세대의 조화 (이미지: 언스플래시)

 

 

이미 2022년을 지나 2023년을 앞두고 있는 지금이지만, 편의상 10년 단위로 끊어 말하자면 향후 30년은 2021~2050년의 시기다. 현재 왕성하게 경제 활동을 하며 사회의 주축으로 역할을 하고 있는 세대는 이 시기 은퇴를 준비하고 노년의 초입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떠오르는 다음 세대, MZ 세대와 알파 세대 등 미성년 자녀들이 성인이 되고 사회의 주축으로 왕성한 세계를 이끌어가게 될 터다. 이 세계는 어디로 향하게 될까? 이 세상은 그때 쯤이면 어떤 모양을 하고 있을까? 중장년층은 향후 20-30년 어떻게 노후를 준비해야 할 것이며, 또 자녀들에게는 어떻게 미래를 준비하도록 도와야 할까? 코로나19 이후 ‘불확실성이 뉴 노멀’(Unpredictability is new normal)이 됐다고 한다.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것이 없다. 이전에도 불확실성은 늘 존재했지만 지금만큼은 아니었다. 거기다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기술 발전은 또 어떨 것인가? 눈 부릅뜨고 세상 돌아가는 것 따라잡고, 정신 바짝 차리고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그냥 휩쓸려가고 말 것이다. 매일 공부하고 고찰해야 하는 이유다.

 

 

 

KWN뉴스통신


*경고: 포스팅 내용 일부 혹은 전체를 무단 전재, 도용하는 등의 행위 금지. 반드시 출처를 밝혀 SNS나 URL 링크 등으로 공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