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러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 Shiller PE Ratio)로 보는 주식시장 현황 및 전망
올해 들어 점차 하락하던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이 10월에 다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시가 여전히 고평가 돼 있다는 지적이 있는 가운데 10월 한 달 동안 S&P 500 지수가 8% 상승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이란 무엇이며 최근 어떤 추세를 보이고 있는지 점검해 본다.
장기 평균 주가수익비율으로 적정 주가 산출... 배수 높을수록 ‘고평가’, ‘거품’
실러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 Shiller PE Ratio)은 주가가 지난 10년 동안 평균 주당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배수로 나타내는데 높을수록 주식이 ‘고평가’됐다, 즉 ‘거품이 많이 꼈다’는 의미다. ‘경기순환 조정 주가수익비율’이라고도 하고, 짧게는 ‘CAPE 지수’라고도 한다. CAPE는 영어 ‘Cyclically-Adjusted Price Earnings Ratio’, 즉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의 약자다.
보통 적정 주가를 측정하는 지표로 주가수익비율(Price Earning Ration; PER)를 많이 쓴다. PER은 시장에서 매매되는 회사의 주식 가격을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 주에 10,000원하는 회사 주식이 1년에 주당 1,000원의 순이익을 낸다면 PER은 10이 된다. 특정 회사의 주식 가치, 더 나아가 전체 주식 시장의 가치가 고평가 됐는지 가늠할 수 있는 유용한 잣대다.
그럼 ‘주가수익비율’(PER)과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은 무슨 차이가 있는 걸까? 일반적인 주가수익비율(PER)은 ‘주가/주당순이익’으로 계산하지만, CAPE는 순이익을 계산할 때 경기변동 요인을 감안해 최근 10년 간의 평균 주가수익비율을 산출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은 증권분석가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m)과 데이비드 도드(David Dodd)가 책 『Security Analysis』에서 1년은 회사의 수익 능력을 정확하게 판단하기엔 너무 변동성이 많아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한 것을 로버트 J. 실러가 발전시킨 개념이다. 로버트 제임스 실러(Robert James Shiller, 1946년 3월 29일 ~ )는 미국의 경제학자로 예일 대학교의 교수다. 2013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만약 CAPE 지수가 장기 평균보다 높을 경우 주식 시장이 과열돼 있다고 볼 수 있다. 실러 교수는 이 분석 도구를 통해 지난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거품 붕괴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하게 예측한 바 있다.

올해 실러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 변화 추이... 닷컴 버블 때, 2007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다시 한 번 정리하면,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CAPE, Cyclically-Adjusted Price Earnings Ratio)이란 노벨경제학상(2013년)을 수상한 로버트 실러(Robert Shiller) 예일대 교수가 주식시장의 가치 평가를 위해 창안한 것으로, S&P 500 지수와 주당 순이익 10년 평균값으로 산출한 주가 수익비율이다. 배수가 높을수록 ‘고평가’, 즉 ‘거품이 많이 꼈다’는 뜻이다.
실러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에 따르면 1872년 이후 미국 증시의 장기 밸류에이션 중간값은 16~17배였다. 여기서는 S&P 500 지수의 최근 경기조정주가수익비율의 월별 변화 추이를 살펴보겠다. (S&P 500 지수는 1957년부터 사용됐다.)
데이터 집계 기관 YCHARTS와 Nasdaq Data Link, Multpl 등의 수치에 따르면, 2021년 12월 말 38~39배를 웃돌던 CAPE 지수는 2022년 들어 점차 하락하는 추세를 그려왔다. 6월 중순 ~ 8월 중순 약 2개월 베어마켓 랠리를 보였을 때와 10월 한 달 반등을 보였을 때 잠깐 다시 튀는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CAPE 지수는 1월 말 36.94 → 2월 말 35.29 → 3월 말 34.27 → 4월 말 33.89 → 5월 말 30.67 → 6월 말 29.05로 상반기 내내 줄어들었다. S&P 500 등 미국 증시가 줄곧 내리막을 걸었으니 당연한 일이다. 거품이 걷혀가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다.
지수는 7월 말에도 29.00으로 추가 하락했지만 8월 말 30.80으로 살짝 고개를 쳐들었고 다시 9월 말 28.49로 하락세를 보였다.
10월 말 현재 S&P 500의 CAPE 지수는 YCHARTS 기준 28.00배, Nasdaq Data Link 기준으로는 28.53배다. 적정 주가를 가늠해 보기 위한 실러 PER, CAPE 지수는 상대적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지금의 28배를 과연 높다고 해야 할지 적당하다고 해야 할지는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사실 1990년 이래로 실러 CAPE 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늘 장기 중간값인 16~17배를 상회했기 때문에 현재의 실러 PER 약 28배는 아주 높은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다만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공동 창업자인 니콜라스 콜래스 등 전문가들은 실러 PER이 30배를 넘어서면 ‘위험 영역’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2007-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27배~28배에 달하던 실러 지수는 금융위기 주가 폭락 후 14배 수준까지 거품이 빠진 바 있다. 그보다 더 했던 때도 있다. 2000년 닷컴버블 위기 직전 실러 지수는 1999년 12월 기준 43배 이상까지 치솟았고 버블이 터지면서 2003년 2분기 23배 수준까지 수직 자유낙하했던 적이 있다. 최근의 상황을 보자면 2021년 말 38배 이상으로 고점을 찍었던 실러 지수가 현재 28배 수준으로 내려와 있을 뿐이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될까?
주가가 어디가 바닥인지 예측할 수 없듯이 실러 지수 기준으로도 과연 몇 배까지 내려와야 적정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고 그 다음 반등을 기대해 볼 수 있을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현재 실러 PER이 주식을 매수할 만한 수준인지 아닌지는 향후 경기와 기업들의 실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시장에 드리운 글로벌 경기침체의 어두운 그림자를 감안한다면 향후 4분기, 2023년 1분기, 2분기로 나아가면서 주가가 추가 하락하고 실러 PER 지수도 현재의 28배에서 26배, 24배... 이렇게 더 추가적인 하락세를 보일 것인지 예의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나친 낙관도 비관도 할 필요 없다. 변화 추이를 면밀히 관찰해 가며 기민하게 대응할 뿐이다.
*이 글에 언급된 정보는 참고 사항일 뿐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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