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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낙관론’ 근거 있나? 지나친 희망, 뼈아픈 현실자각으로 이어질 수도

by KWT 뉴스통신 2022. 11. 19.

2022년을 1개월 남짓 남겨둔 즈음, ‘서학개미’, ‘동학개미’ 할 것 없이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팽배해 있다. 근거가 아주 없지는 않다. 하지만 지나친 희망은 결국 뼈아픈 ‘현실자각 타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럽의 에너지 위기,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리스크 등 올해 내내 글로벌 증시를 힘들게 해 온 주요 요인들은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하게 해결될 것이 없다. 지나친 낙관도 비관도 아닌 ‘냉정한 균형 감각’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다.

 

 

팽배한 증시 낙관론... 근거 있나?

 

‘연말 랠리’, ‘산타 랠리’ 등 낙관론이 금융시장을 관통하고 있다. 2022년 내내 문제가 되어온 높은 인플레이션, 유럽의 에너지 위기,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와 부동산 시장 리스크 등 어느 것 하나 근원적인 해결을 보고 있지 못하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은 이 모든 것이 언젠가 결국에는 다 잘 풀리게 될 것이라고 믿는 듯하다.

 

미래를 낙관할만한 좋은 조짐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8.2%에서 7.7%로 떨어졌다. 나스닥이 하루 7%대의 급등을 하게 만든 호재였다.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8월 고점 대비 3분의 2 가량 하락했다. 마침 이번 겨울은 예상보다 따듯할 거라고 한다. 중국은 ‘제로 코비드’(zero covid) 정책과 관련된 일부 제한을 완화하기 시작했다. 또, 벼랑 끝에 몰린 부동산 개발업자를 살릴 몇몇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조절론과 피벗(pivot) 기대감에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섰고 미국 증시가 10월 중순 이래 10% 이상 상승하는 등 글로벌 증시도 반등했다.

 

 

하지만... 너무 앞서가고 있는 건 아닐까?

 

그런데, 실제 숫자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투자자들이 너무 앞서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되묻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미국에서 물가는 정점을 찍고 이제 차차 잦아드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그것이 인플레이션을 잡는데는 더 큰 어려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미국 노동시장은 여전히 매우 견고하고, 임금은 연간 5% 이상 증가하고 있다. 여전히 실직자 1명 당 2개의 일자리가 있다. 연준은 아마도 노동시장이 훨씬 냉각될 때까지 계속해서 금리를 인상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인상폭은 줄이더라도 더 오래, 더 높이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말이다. 거기다 연준이 목표로 하는 2% 퍼센트 인플레이션 수준까지 가려면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유럽은 어떤가? 에너지 위기에 대해 미리 대비한 덕분에 비축분을 늘려 두었고, 하늘도 도왔는지 예년보다 따뜻한 겨울이 찾아오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해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유예된 위기일 뿐이다. 유럽 경제는 이미 활력을 잃고 많이 위축돼 있다. 영국 정부는 “이미 경기 침체에 빠져 들었다”고 인정했다. 그것도 잠시 침체가 아닌 장기적인 침체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영국 국민들의 생활 수준은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상태로 추락했다. 10월 영국의 인플레이션은 11.1%를 기록했다. 미국보다도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다른 유럽 국가들은 어떨까? 최근 유럽중앙은행(ECB)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일정 정도의 경제적 고통을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물가를 확실히 잡을 때까지 긴축 정책의 고삐를 푸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과 비슷하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싸움과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정부 정책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는 일은 안 그래도 활력을 잃은 유럽에게는 훨씬 더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 중국을 보자. 일부 전문가들은 2022년 중국 경제가 코로나19 록다운과 부동산 시장의 위기로 인해 크게 위축됐던 터라 내년에는 경제가 한결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내년 봄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전히 풀고 부동산 시장 대책 등 본격적인 경기 부양에 나서면 중국 경제가 회복되는 것은 물론 경기 침체의 먹구름이 드리운 글로벌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어 줄 거라는 기대다. 실제 중국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규제를 점진적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움직임에 시동을 걸었다.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기 위한 여러 조치도 발표했다. 하지만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여러 도시에서 더 많은 폐쇄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중국 당국의 부동산 대책도 궁지에 몰린 개발업자들에 어느 정도 숨통을 열어주고 당장의 급격한 시장 붕괴 위험은 낮춰줄지 모르나, 중국 경제의 체질 개선 등 근원적인 문제 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위기부터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중국의 ‘팬데믹 출구 전략’과 부동산 위기 대응책이 따르게 될 불확실한 경로까지 현재 글로벌 증시를 짓누르고 있는 핵심 변수들은 적어도 현재는 향후 경제를 그저 낙관적으로만 보기에는 어느 것 하나 근원적인 해결의 모습을 전혀 보여주고 있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연말 랠리, 산타 랠리를 기대하는 게 과연 맞을까? 물론 반등은 있을 수 있다, 얼마든지. 하지만 근본 문제들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하게 오른 주가는 결국은 다 제자리로 되돌려지고 말 것임을 다들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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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프스 신화처럼 '혹시나'와 '역시나'를 반복하는 투자자들 (이미지: 픽사베이)

 

혹시나에서 역시나... 시지프스의 고행, 굳이 반복할 필요 있을까?

 

늘 그랬듯 이번에도 ‘혹시나’가 ‘역시나’로 바뀌는, 시지프스 신화의 고행과도 같은 그 과정을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 냉혹한 현실을 자각하는 그 시점은 아마도 12월 물가 지수 공개, 그리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와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 결정 즈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그때가 증시가 방향을 바꿔 추세적으로 상승하게 될 변곡점이 될 가능성도 아주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다가오는 경기 침체를 고려하면 그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오를 때 먹고, 내리기 전에 잘 빠져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투자자라면 이 와중에도 어느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모른다. 말은 쉽다. 랠리가 시작되기 전에 사서 랠리가 끝나기 전에 팔면 그만이다. 하지만 다들 알고 있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변동성이 큰 장세, 주가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근거 없는 낙관, 지나친 희망을 경계하며 잠시 관망하고 쉬어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투자 전략이 될 수 있다.

 

 

*이 글에 언급된 정보는 참고 사항일 뿐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의 최종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KWN뉴스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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