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에서 독일, 아일랜드가 경기침체에 빠졌다. 미국은 아직 경기침체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혹자는 ‘불황같지 않은 불황’, ‘경기침체 아닌 경기침체’라고 한다. 그러는 와중에 미국 증시는 작년 10월 바닥에서부터 S&P 500 기준 20% 넘게 상승하며 강세장 전환에 성공했다. 이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독일, 아일랜드, 1분기 경기침체… 미국은 ‘경기침체 아닌 경기침체’?
유로존은 독일과 아일랜드가 1분기 국내총생산(GDP)을 하향 조정한 후 올해 1분기 경기침체(recession)에 빠졌다. 유로존의 GDP는 올해 1분기와 2022년 4분기에 0.1% 감소했다.
반면, 미국은 탄탄한 노동시장에 소비 지출 호조까지 뒷받침하며 경기침체를 영영 피하고 있는 듯하다. 작년까지만 해도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2023년 봄, 늦어도 상반기 내 경기침체를 예상했다. 하지만 기다려도 기다려도 오지 않는 ‘고도(Godot)를 기다리며’와 같이 경기침체는 오지 않고 있다. 혹자는 “지연되고 있을 뿐 반드시 온다”는 입장을 유지하지만, 다른 이들은 “경기침체는 없다”고까지 말하기도 한다. 최근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미국이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 침체를 완전히 피할 가능성이 75%라는 의견을 내놨다.
오지 않는 경기침체와 관련해서는 ‘경착륙’, ‘연착륙’에 이어 ‘무착륙(no landing; 노 랜딩)’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던 연초에 이이 이제는 ‘논-리세션 리세션(non-recession recession)’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말 그대로 ‘불황같지 않은 불황’, ‘경기침체 없는 경기침체’라는 의미다.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사모펀드 아폴로 매니지먼트(Apollo Management)의 CEO인 마크 로완(Marc Rowan)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겪었던 경기 침체와 달리 경제적 어려움은 없을지 모르지만, 자산 가치의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non-recession recession’이라는 표현을 썼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상황이 둔화되고 있다는 징후는 있다.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는 261,000건으로 시장 전망치 235,000건을 넘어섰다. 2021년 10월 30일 이후 주간 최고치 기록이다. 고용 지표가 후행적임을 감안하면 어쩌면 이제 본격적인 침체의 서막이 열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미 증시 ‘강세장’ 전환... 다음 주 CPI 발표, 연준 기준금리 결정이 변곡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여전히 낙관적인 자세를 버리지 않았다. S&P 500이 올해 최고 종가를 기록하는 등 어제(6/8, 목) 미국의 3대 주요 주가 지수는 모두 상승세로 거래됐다.
이를 두고 시장 전문가들은 이제 “우리는 다시 강세장에 있다”고 선언했다. 목요일 S&P 500 지수는 2022년 10월 12일의 바닥에서 20% 높은 수준으로 장을 마감했다. 통상 특정 주가 지점에서 20%가 밀리면 공식적인 약세장(bear market), 20%가 오르면 공식적인 강세장(bull market)으로 분류한다. 향후 시장 방향성에 대한 분분한 논란과는 별개로, 어찌됐건 2022년 1월 시작됐던 약세장은 일단 끝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면 다음은 어떻게 될 것인가? 앞으로 20% 더 오르는 건가? 글쎄다. 어떤 이는 최근 너무 가파르게 올랐고 이제는 조정을 거칠 시기라 한다. 또 다른 이는 강세장은 이제 시작일 뿐, 잠시 조정이 있을지언정 하반기에는 더 크게 올라갈 거라고 한다. 당신의 선택은 무엇인가?
이제 시장은 다음 주 있을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의 기준금리 결정에 주목하고 있다. 당장은 CPI도 하락을 기록하고, 연준도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 지나갈 것(skip)이라는 관측이 우세하지만,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번 달에는 금리동결을 한다 해도 다음 달(7월) FOMC에서 다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최근 호주와 캐나다 중앙은행도 깜짝 금리 재인상이라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금리인상과 긴축 정책은 경기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그렇다고 물가가 안 잡히는데 금리를 낮출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미 1년 넘게 지속해 온 가파른 금리인상의 효과가 지연되어(lagging) 나타날 상황이다. 게다가 미국의 노동시장과 소비 지출이 언제까지 버텨줄 지 알 수 없다. 경기침체는 과연 오지 않는 것일까?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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