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계속되고 핵실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핵우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핵우산’(nuclear umbrella)이라는 말은 간단히 말하면 핵무기 보유국이 핵무기를 갖지 않은 나라에 마치 ‘우산을 씌워주듯’ 다른 나라로부터의 핵 공격에 대해 방어해 준다는 개념이다. 미국은 이번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핵우산 정책을 포함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약속을 재확인했다.
미국, 한국에 대해 ‘모든 범주’ 확장억제 약속
이번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미국은 한국에 대한 방위 약속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모든 범주의 군사 능력”으로 ‘확장억제’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확장억제’(extended deterrence)란 미국의 동맹이 제3국으로부터 핵 위협을 받았을 때 미국이 이들 국가로 억제력을 확장해 지원한다는 뜻이다. 한미 동맹 양국 간 확장억제의 핵심에는 ‘핵우산’이 있다. 미국이 자국 본토 방위에 상응하는 수준의 핵 억제 전력으로 한국을 방어해준다는 개념이 적용되는 것이다. 핵무기를 탑재한 폭격기, 핵 추진 잠수함 등 전략 자산을 비롯해 미사일 방어망 전력도 동원될 수 있다.
‘핵우산’ 개념
핵우산(核雨傘, nuclear umbrella)이란 핵을 보유하지 않은 나라가 핵무기 보유국의 핵전력(核戰力)에 의지해 국가의 안전보장을 도모하는 것을 의미한다. 핵 보유국 입장에서는 핵을 보유하지 않은 동맹국 또는 우방에 대해 자국의 핵전력으로 우산을 씌워 주듯 보호해 주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핵 비보유국 입장에서는 다른 나라의 ‘핵우산 밑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고, 핵 보유국 입장에서는 다른 나라에 ‘핵우산을 제공해 준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우산’이라는 말이 쓰인 것은 핵우산 개념이 서구에서 먼저 비롯된 것으로 영어 표현 ‘nuclear umbrella’의 ‘umbrella’를 그대로 우리말로 번역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핵무기의 보복력 때문에 가상적국의 핵공격을 막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핵에 대한 ‘방패’가 되어준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는 한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해 실질적으로 미국 핵우산 밑에 들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핵우산은 다른 한편으로는 핵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도 볼 수 있다. 이미 핵을 보유하고 있는 강대국들은 핵 확산(nuclear proliferation)을 막기 위해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NPT, 핵확산방지조약이라고도 함) 등을 통해 부단히 노력해 왔는데 기존 핵보유국 외에 특히 통제 불능의 ‘문제 국가들’이 핵무기를 갖게 됨으로써 국제 질서를 어지럽히고 전략 균형을 무너지게 할 가능성을 차단하고자 해 왔다. 하지만 대한민국 같은 자유주의 진영의 국가 중에도 북한 등 인접한 적국의 핵 위협에 대해 자체적으로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오곤 했는데 이를 막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 핵우산이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우 원자력 발전 등 핵 과학은 세계 수위권으로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마음만 먹으면 언제고 빠르게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는 나라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마저 단독으로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경우 한반도뿐만 아니라 주변 동북아, 나아가 아시아 전역에서 핵 개발 경쟁이 더욱 심하게 촉발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중국 등을 위시한 기존 핵 보유 강대국으로서는 용인하기 어려운 일이다. 이에 미국은 한국이 자체적인 핵무기를 개발, 보유하지 않더라도 만일 북한, 중국 등으로부터 한국이 핵 공격을 받을 경우 동맹의 이름으로 미국이 핵무기로 마치 자국 본토가 공격받은 것에 상응하는 수준에서 보호해 줄 테니 자체적으로 핵을 개발, 보유할 생각은 단념하라는 유인책이자, 보상책이 바로 핵우산 개념으로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의 핵우산 강화로 북한 위협 줄어들까?
이전에 한반도가 위기 상황으로 치달을 때면 주로 재래식 무기에 기반한 확장억제가 중심이 되어 대응이 되어 왔다. 그런데 이번 SCM에서 ‘모든 수단’이라고 한 것은 결국 북한이 전술핵으로 긴장을 높이면서 핵 위협을 높여가는 마당에 ‘핵무기에 의한 확장억제’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나아가 북핵 위협에 대응해 미국이 핵무기를 탑재한 폭격기, 핵 추진 잠수함 등 전략 자산을 더 유연성 있게 배치, 전개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북한에는 일정한 압박이 될 수 있다. 다만 실제 미국의 전략 자산을 상시 배치하는 수준까지 나아가는 데는 미국 입장에서도 부담되는 터라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전략 자산 전개 빈도 및 강도 확대로 어느 정도까지 상시 배치에 준하는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까지 핵우산 및 확장억제 개념을 최근 북한의 도발 및 한반도 긴장 고조의 맥락 속에서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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