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미국경제, 연준이 말하는 ‘연착륙’ 과연 가능할 것인가?
많은 투자자들을 힘겹게 했던 2022년 한 해가 가고 2023년의 새해가 밝아 올랐다. 희망과 절망,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연초다.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 Fed)은 작년 초반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하던 때부터 줄곧 ‘연착륙’(soft landing)을 이야기해 왔다. 이제 2023년을 시작하는 즈음, 경기침체는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연 연준이 말하는 연착륙은 가능할 것인가? 아래는 작년 3월 말께 개인적으로 메모해 뒀던 단상을 다시 꺼내 본 것이다. 솔직히 1년 가까이가 지난 지금, 당시를 복기해 봐도 도무지 앞날을 헤아리기 어렵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터다.
2022년 3월 말 메모: 연착륙은 가능할 것인가?
흔히 미 국채 ‘장단기 금리차 역전’(inverted yield curve)은 중앙은행이 실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시장이 판단하고 있다는 신호로 여겨진다. 하지만 만약 경기 하강을 초래하지 않고는 물가 안정을 회복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면, ‘경기 침체’가 단지 ‘실수’가 될 수는 없다는 데 불편한 진실이 자리하고 있다.
1980년대 폴 볼커의 연준은 실업률을 10.8%까지 치솟게 한 경기 침체를 야기함으로써 결국 인플레이션을 잡아내고 말았다. 당시 물가를 잡기 위해 그렇게나 무자비하게 금리를 가져간 데 대해 반대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미국은 디스인플레이션의 값비싼 비용을 치르기를 ‘선택’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와 같은 (1980년대 볼커 식의) 접근이 오늘날 연준이 취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 터다. 그들은 가격 안정에 대해 확신시키고자 하는 것만큼이나 일자리와 성장을 뒷받침하고자 하는 의무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하고 있다. 거기다 최근 들어서는 ‘금융시장의 안정’ 역시 입에 올리고 있다.
파월 의장에게 그나마 다행인 점은 장단기 금리차 역전에 대한 그 모든 이야기들과 관련해 투자자 대부분은 그의 편을 들어주고 있다는 것이다. 즉, 금리를 높여 인플레이션을 잡으면서도, 일자리와 성장을 부양해 경기 침체가 오지 않도록 하겠다, 즉 ‘연착륙을 시키겠다’는 그의 말을 믿어주고 있다는 말이다.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중립적 수준의 금리, 즉 통화정책이 가속 페달도 브레이크도 밟지 않게 되는 수준의 중립 금리를 대략 2%에서 2.5%로 보고 있다. 연준도 채권 시장도 공히 정책 금리가 그 수준을 넘어선다 해도 그것은 매우 살짝만 그럴 뿐일 거라고 예상한다.
문제는 중앙은행이나 채권시장이나 공히 예측 성적이 그리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더 그렇다. 이번에도 또 다시 예측이 빗나가게 될 경우, 연준은 이제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는 것이 불가피하게 경기 침체를 부를 수밖에 없을 것임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장단기 금리차도 훨씬 더 가파르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연착륙에 실패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한다면 미국은 연준이 2021년 인플레이션을 ‘일시적(transitory)’인 것이라며 실기(失期)했던 데 대한 대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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